왕의 남자 이야기.

처음으로 혼자 영화관 가서 봤음.
혼자가서 그런지 주위의 작은 소음이 굉장히 거슬렸으나, 다행히도 매너있는 관람객들이 많아서 그닥 짜증날 일은 없었다. 모두들 진지한 부분에서 웃거나 하지 않아서 매우 좋았다!(동인녀도 없는 듯 했고-~-)
하나 짜증날 일이 있었다면 바로 옆의 커플... 영화가 3분의 1정도 진행되서야 어슬렁어슬렁 들어와서는(대민폐다!!) 핸드폰 진동소리를 울려대질않나, 또 그 전화를 받질 않나, 영화 끝나고는 '잤어? 심야영화는 각오하고 봐야해...'라질 않나... 9시 15분 영화였다, 이것들아! 아무리 앞에서 두번째 줄이었다고 해도 중간에 들어와서 자냐? 그럼 아예 들어오질 말던가- 난 오페라의 유령 앞줄에서 것도 자정에 시작하는거 목아픈거 참아가며 졸지않고 열심히 봤다고!orz

그리고 아래의 잡상은...
영화의 진지하고 가슴 아픈 분위기를 되새김질 하시고픈 분들, 죄송합니다...orz(엎드려 대사죄.)
미리니름을 주의하시오.

바로 위에도 언급했지만, 진지함과는 전혀 관계없는 아래의 잡상...
연산군이 장생 앞에 쭈그리고 앉았을때 '귀, 귀여워!!'하고 마음속으로 외치거나 연산군이 그림자인형극 하는 걸 보면서 '오오, 종이인형, 꽤 디테일한게 손재주가 상당하잖아?'라며 혼자서 꼬물꼬물 종이인형 만들었을 연산군(아무래도 딴 사람 시켰을 것 같진 않다.)을 상상하는 등 진지함과는 조금 거리가 먼 관람자세를 유지했으므로 진지한 감상문을 쓸 수 있을리가 없다...orz(하지만 중반부부터는 진지하게 봤습니다. 딴 생각하는 뇌와 진지하게 영화감상하는 뇌, 두개가 동시에 돌아갔달까... 정말이에요!!)

제대로 취향 찌질이인 연산군이었기에 마지막 장생과 공길의 염장샷에 남몰래 눈물을 흘렸다.
제길, 마지막까지 연산군 불쌍해...ㅜ_ㅜ
장생과 공길의 마지막이 가슴아프다곤 해도 너흰 서로 연결되어 있잖니...
마음속으로 한순간이나마 연산군이 행복하길 바랬던 내 입장으로서는 영화 끝나고 꽤 착잡한 기분에 젖어 있을 수밖에 없었다. 초중반부에 공길과 놀던 때는 조금이나마 행복했을까... 끝까지 여러가지로 가슴아픈 영화다.
괜찮은 영화이긴한데 이 찝찝함은 어쩔 수가 없어...

찌질한 주제에 제멋대로 폭군인 연산군이 첫 등장때부터 무척 마음에 들었다. 물론 불행한 과거사로 그의 광기를 정당화하기엔 부족한 듯 싶지만 그래도 좋은 걸 어떡해.
장생이는 연산군을 은근슬쩍 괴롭혀서 살짝 미웠음.(미안...)
공길이는 배꼽이 아X배꼽(...)이라 10점 감점. 정말 수려하긴 하더라ㅠ_ㅠ(사실 너도 좀 미웠어;;)

의상에 관해서는...
처음엔 연산군 및 관리들의 의복에 붉은색이 거의 없어 의아해 했으나 광대들의 의복이 대부분 붉은 계열인 것이 아무래도 제작자의 의도가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 하지만 역시 차갑고 짙은 색 계열의 곤룡포는 폼이 안난다. 왕의 찌질함을 돋보이기 위한 의도인가-싶기도 하고;
연산군이 쓴 익선관, 이렇게까지 디테일한 건 처음이다. 굉장히 세밀하게 세공된 용이 예쁘더라. 갓끈에도 단단히 기합이 들어간 것이, 역시 영화의상이랄까...

과연 원작 내용은 연산군을 좀 덜 불쌍하게 끝내줄까(?)-하는 기대에 내일 당장 예매문의 해야것다. 제발 연산군 좀 행복하게 해줘~

by 모프펫 | 2005/12/30 23:52 | 감상이라기 보단 잡상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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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윌버 at 2005/12/31 12:30
왠지 괴로울까봐 미리니름은 못누르겠다 끙; 난 혼자서 영화관 자주 가는데.:)(올해만 네번..)
왕의 남자 평이 상당히 좋더구나. 제목만 들으면 사극비엘인가 하고 갸웃거렸는데(그런 장면이 있긴 있지만;...)엔딩이 상당히 비극적이라고... 황산벌 감독이 했다길래 아직까진 좀 반신반의랄까; 나도 직접 봐야겠네~ :D
Commented by ddok at 2006/01/03 19:23
난 그 차갑고 짙은 색의 연산군이 너무 좋던데!!! ㅠㅠ 그나저나 왕의 남자 보고나서 저거 보면 분명히 넌 연산군에게 불탈거라고 막 얘기했었는데 과연!!! ㅠㅠ 난 이준기님의 매력에 완전히 빠졌소. ㅠㅠ 연산군 초초초 불쌍해서 돌아버리겠음. ㅠㅠ
Commented by 모프펫 at 2006/01/03 23:12
윌버> 한번 혼자 가니까 계속 혼자가게 되더라;;;
사극BL이라고 예상되었던만큼 별 기대를 안했던 영화였는데 생각보다 괜찮더라(하지만 연산군이 너무 불쌍해서 용서할 수 없음.). 근데 황산벌 감독이었냐;;; 그건 좀 의외;

ddok> 어째, 내 취향 너무 편중되어있는건가;;; 내가 생각해도 너무 당연하게 연산군에게 폴인럽 해버려서 민구스러운 지경;; 연산군이 너무 좋다보니 난 막 공길이랑 장생이 밉더라구ㅠ_ㅠ 특히 공길이, 연산군의 마음을 홀라당 채간 녀석이 예쁘기까지 하니 너무 얄미워ㅠ_ㅠ(<-아무래도 난 이준기씨 남자로 보고 있지 않은 것 같은;;; 공길이란 캐릭터가 얼굴뿐만 아니라 행동도 너무 고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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